조중동·정부·KBS, "수공의혹" 북때리기

[방송모니터] 민언련 9월8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브리핑

최방식 기자 | 기사입력 2009/09/10 [11:53]

조중동·정부·KBS, "수공의혹" 북때리기

[방송모니터] 민언련 9월8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브리핑

최방식 기자 | 입력 : 2009/09/10 [11:53]
임진강 물난리를 놓고 조중동이 연일 대북강경 목소리를 높이자 정부가 이에 동조하는 가 싶더니 KBS까지 가세해 '수공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나팔수언론의 진가를 보여줬다는 방송모니터 결과가 나왔다. 
 
또 OECD 국가 중 한국 대학등록금이 조사대상국 중 2위를 차지했고, 민감 부담률이 조사대상 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OECD교육지표가 발표됐는데 방송3사 중 KBS만 이를 보도하지 않아 눈총을 샀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하 민언련)은 지난 9일 내놓은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모니터 브리핑(9/8)'에서 조중동이 연일 임진강 참변에 각종 의혹과 대북강경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정부가 북측의 사과를 요구하는 등 강경입장으로 선회하자 KBS가 이에 보조를 맞춰 이른바 "수공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나팔을 불었다고 지적했다.
 
KBS는 특히 <의도적 도발 의혹>(신강문 기자)에서 앵커멘트부터 “수위가 높아져 갑자기 방류했다는 북측의 주장, 미심쩍은 부분이 한두 곳이 아니다”라며 “수공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근거들을 짚어보겠다”며 “수공 가능성”을 제기하고 나섰다고 방송모니터 보고서는 언급했다.
 
▲ 민언련이 지난 9일 발표한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모니터' 보고서를 자사 홈페이지에 올려놨다.     © 인터넷저널

 
이에 비해 MBC는 “유감표명 수준에 그쳤던 정부 입장이 하루 만에 강경 기조로 바뀐 것은 이번 일을 적당히 넘길 경우 국민여론이 용납하지 않을 거란 판단이 깔려 있다”고 입장 변화 배경을 전하고, “최근 유연한 입장을 보인 북한이 어떤 형태로든 우리 요구를 수용할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남북 관계의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라며 정부 입장 변화가 미칠 영향을 언급했다.
 
민언련은 이어 2007년 기준 한국의 대학 등록금이 조사대상국 중 2위를 차지했으며 국가부담을 뺀 민간부담률이 조사대상국 중 가장 높게 나타난 OECD교육지표 결과가 발표됐는데 KBS가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MBC와 SBS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대학등록금과 교육비로 인한 가계부담의 문제를 지적했다.

반면 KBS는 자사가 주관한 ‘텔레비전방송수신료 현실화에 관한 공청회’ 소식을 전하며 “각계 전문가들이 수신료 현실화에 공감”했다는 편파보도를 했다고 방송모니터는 꼬집었다. 앵커멘트부터 “29년째, 공영방송 수신료는 2천 5백원. 단 한 푼도 오르지 않았다”, “오늘 공청회에 모인 각계 전문가들은 수신료 현실화에 공감하며 공영방송의 책임을 강조했다”고 낯뜨거운 주장을 쏟아냈다.

다음은 민언련이 지난 9일 내놓은 '방송 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 모니터 브리핑(9/8)' 전문.

 1. 조중동-‘MB정부’-KBS로 이어진 ‘대북강경’

KBS <‘무단방류’ 사과·설명 요구>(김희용 기자)
<의도적 도발 의혹>(신강문 기자)
<실종자 못찾아>(김용덕 기자)
<시신이라도…>(홍석우 기자)
<첨단을 ‘무용지물’로>(송형국 기자)
<“진상 철저히 규명”>(단신)
<유족들 항의>(조성원 기자)
<북한강 안전은?>(박상용 기자)
MBC <“인명피해 사과하라”>(최형문 기자)
<“철저히 파헤쳐야”>(이주승 기자)
<열흘 전에도 방류?>(김혜성 기자)
<고장 알고도..>(단신)
<샅샅이 찾았지만..>(이지선 기자)
<환한 모습..절규>(박주린 기자)
<위로..질타>(장준성 기자)
SBS <무단방류 사과요구>(안정식 기자)
<“재발방지책 마련”>(손석민 기자)
<애타는 구조요청>(김종원 기자)
<사흘째 수색..실패>(김아영 기자)
<생사라도 알았으면..>(최고운 기자)
<참사 막을 수 있었다>(이호건 기자)

조중동 수구보수신문들이 ‘임진강 참변’과 관련한 정부의 ‘미온적 대응’을 연일 질타하는 가운데, 8일 정부가 북측의 사과를 요구하며 강경입장으로 돌아섰다. 그러자 KBS도 북한의 “수공 가능성”을 제기하며 보조를 맞추고 나섰다. 정부의 강경 방침 선회가 남북관계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별다른 분석이 없었다.

MBC는 열흘 전에도 북측의 방류가 있었다며 정부 대처의 문제를 지적해 차이를 보였다.  
KBS는 <‘무단방류’ 사과·설명 요구>(김희용 기자)에서 “정부는 이번 북한의 임진강 방류를 ‘무단 방류’라고 못박아 이번 사태의 근본적 책임이 북한 측에 있음을 강조했다”며 “김성환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고의적인 수공인지 여부를 가릴 결정적인 근거가 없어 북한에 물어봤지만, 답변이 전혀 논리가 맞지않아 공개적으로 사과를 요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고 정부의 입장변화를 그대로 전했다. 이어 “정부가 북한에 분명하게 책임을 묻겠다는 쪽으로 방침을 정리했지만, 관련 합의는 없는 상태여서, 북한의 성의 있는 자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이는데 그쳤다.

KBS는 곧바로 <의도적 도발 의혹>(신강문 기자)에서 앵커멘트부터 “수위가 높아져 갑자기 방류했다는 북측의 주장, 미심쩍은 부분이 한두 곳이 아니다”라며 “수공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근거들을 짚어보겠다”며 “수공 가능성”을 적극 제기하고 나섰다.

보도는 북한에 열흘 가까이 비가 내리지 않았고, 한미정보당국은 댐 구조의 문제는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위성 관측 결과 황강댐은 “터빈을 통과한 물이 배수로를 통해 다른 곳으로 흘러가는 ‘유역변경식 발전댐’”이라며 “북측 통지문대로라면 만성적인 전력난을 겪고 있는 북한이 전기 생산과 용수를 포기하면서까지 4천만 톤의 물을 굳이 임진강 하류로 흘려보낸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또 “가을철 갈수기를 앞두고 4천만 톤의 물을 흘려보낸 데다, 휴일 심야시간을 택해 한꺼번에 내려보낸 것은 댐을 관리하는 실무진의 현장 판단만으로는 실행이 어렵다”며 북한의 수공 가능성을 거듭 제기했다.

MBC는 <“인명피해 사과하라”>(최형문 기자)에서 “유감표명 수준에 그쳤던 정부 입장이 하루 만에 강경 기조로 바뀐 것은 이번 일을 적당히 넘길 경우 국민여론이 용납하지 않을 거란 판단이 깔려 있다”고 입장 변화의 배경을 전했다.

이어 “최근 남북관계에서 유연한 입장을 보여 온 북한이 어떤 형태로든 우리 요구를 수용할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금강산 관광 중단을 가져온 박왕자 씨 피살 사건처럼 남북 관계의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라며 정부 입장 변화가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을 언급했다.

SBS는 <무단방류 사과요구>(안정식 기자)에서 정부의 강경한 사과요구를 보도하며 “북측의 명확한 해명과 사과 없이 유화적으로 대처할 수는 없다는 정부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정부의 신중하고 원칙 있는 대처방침에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 향후 남북관계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 대응을 “신중하고 원칙 있는 대처”로 평가했다.

한편, MBC는 이날 ‘열흘 전에도 북측의 방류가 있었다’며 정부 대처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열흘 전에도 방류?>(김혜성 기자)는 지난 달 27일 군남댐 건설현장 인근 주민이 급격하게 강물이 불어있는 상황을 촬영한 화면을 보여줬다. 전날 비가 온 뒤 27일에는 비가 오지 않았는데 갑자기 강물이 불었다며 북한에서 물을 흘려보낸 것 같다는 주민 인터뷰도 실었다. 이어 “실제로 지난달 27일, 임진교에서 측정한 초당 유입량은 7400톤으로 엊그제 사고 당시보다 4배 이상 많았다”며 이날 북한에서 “최고 200밀리미터의 국지성 호우가 쏟아진 직후”라고 전했다.

보도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국은 왜 물이 급격하게 불었는지 의문을 갖지 않았고, 북측에 수문 개방 여부를 문의하지도 않았으며, 또 다른 물벼락에 대비해 경계 태세를 강화하지도 않았다”며 “따라서 정부가 미리 적절히 대처했더라면 이번 참사를 예방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2. KBS, ‘OECD 교육지표’ 보도 안 해

MBC <공교육비도 세계최고>(이정민 앵커)
SBS <대학등록금 세계2위>(김정윤 기자)

8일 OECD가 ‘OECD교육지표’를 발표했다. 조사결과는 2007년을 기준으로 했는데, 한국 대학교의 등록금은 국공립과 사립 모두 조사대상국 중 2위를 차지했고 국가의 부담을 제외한 민감부담률이 조사대상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대학등록금과 교육비로 인한 가계 부담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OECD의 조사결과는 한국 교육현실의 문제를 단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KBS는 OECD의 조사결과를 보도하지 않았다.

MBC와 SBS는 관련 내용을 보도했는데 접근에서 조금 차이를 보였다.

MBC <공교육비도 세계최고>(이정민 앵커)는 스튜디오에서 이정민 앵커가 직접 OECD의 교육지표 발표 내용을 그래프CG 등을 이용해 설명했는데, ‘민간이 부담하는 공교육비가 세계최고’라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보도는 “공립대의 연평균 등록금은 4천700달러, 사립대는 8천500달러로 미국 다음으로 비싼 각각 2위를 기록했다”며 작년 같은 조사에서는 한국이 각각 3위와 4위를 차지했다면서 “우리나라 대학 등록금이 얼마나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교육비에 대한 민간 부담률이 조사대상국 중 최고인 2.9%라며 “우리나라는 공교육비 자체도 비싸지만, 특히 학부모의 주머니에서 직접 나가는 돈이 다른 나라보다 훨씬 많다는 것”, “연간 20조 원이 넘는 사교육비를 빼고도 이 정도니, 우리 학부모들의 허리가 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SBS는 교육비의 민간부담 비율이 가장 높다는 내용보다 대학등록금이 ‘2위’라는 점을 더 강조했다. <대학등록금 세계2위>(김정윤 기자)는 “우리나라 국공립과 사립대학 등록금 수준이 미국 다음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GDP 대비 공교육비는 2위 수준이지만 정부부담이 적어 민간이 부담하는 비율은 여전히 가장 높게 나타났다”고 OECD 교육지표 조사결과를 간단하게 전했다.

보도는 이어 “1인당 GDP 대비 15년차 교사의 급여는 전체 국가 중 최고수준이었다”며 그에 비해 직무만족도는 떨어진다는 등의 내용을 덧붙였다.

3. KBS, 메인뉴스에서까지 “수신료 현실화에 공감” 여론몰이

KBS <수신료 현실화 ‘공감’>(송영석 기자)

KBS는 8일 자사가 주관한 ‘텔레비전방송수신료 현실화에 관한 공청회’ 소식을 전했다. 그것도 “각계 전문가들이 수신료 현실화에 공감”했다며 수신료 인상에 힘을 싣는 편파보도였다.

<수신료 현실화 ‘공감’>은 앵커멘트부터 “29년째, 공영방송 수신료는 2천 5백원. 단 한 푼도 오르지 않았다”, “오늘 공청회에 모인 각계 전문가들은 수신료 현실화에 공감하며 공영방송의 책임을 강조했다”며 각계 전문가들이 “수신료 현실화에 공감”했다고 운을 뗐다.

보도에서도 “패널들은 29년의 물가 상승만을 감안하더라도 수신료 현실화는 불가피하다며 그 필요성에 대해선 모두가 공감했다”, “공영방송으로서의 뚜렷한 비전 제시와 자구책 마련이 뒷받침돼야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다며 다양한 조건들을 제시했다”며 수신료 인상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이어 “당리당략을 떠나, 공영방송이 국민을 위한 방송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정치권을 향한 주문도 이어졌다”며 수신료 인상에 반대하는 것을 “당리당략”으로 모는 듯 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보도는 “KBS는 오늘 공청회에서 공영방송으로서의 신뢰성 강화와 공익적 책무를 확대할 것이며 디지털 전환을 통해 수신환경을 개선하고 시청자 주권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등 ‘수신료 현실화 대국민 약속’을 발표했다”고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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